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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욘드K] 이상봉 "K패션의 글로벌 산업화, 각개전투로는 힘들다" [창간 54]

"K패션 산업이 한류를 넘어 주류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디자이너 개인과 국가의 힘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이제 우리나라 기업들의 체계적인 지원이 필요한 때 입니다."'K패션 거장' 디자이너 이상봉의 표정이 사뭇 진지했다. K패션이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지만, 이제 그다음을 걱정했다. 이상봉은 한류의 태동부터 전성기를 전세계 트렌드를 이끄는 프랑스 파리와 미국 뉴욕에서 지켜봤다. K무비에서 시작된 한국 바람은 K드라마와 K팝과 함께 글로벌 전역에 불기 시작했다. 이상봉은 "해외 바이어들에게 듣는 K브랜드 열기는 상상 이상"이라며 "이제 한국의 자동차와 가전, 패션까지 K브랜드의 인기가 상당하다"고 전했다. 그러나 K패션을 향한 세계인의 관심과 산업은 다른 측면이다. K패션 붐을 지속가능한 산업으로 육성해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서는 K디자이너와 정부의 '각개전투'로는 힘들다. 이상봉은 "그동안 문화체육관광부와 서울시 등 우리나라 정부가 K패션을 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노력해 왔고, 지금 그 결실을 보고 있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국가적 지원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이 그의 분석이다. 이제는 삼성과 LG같은 우리 기업들이 K패션과 디자인을 보다 안정적이고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할 때라는 것이다. 국제무대로 도약에 성공한 K패션과 달리 K주얼리는 아직도 걸음마 상태다. 이상봉과 함께 만난 국내 1세대 주얼리 디자이너 리사킴은 목걸이와 반지를 보면 "몇 돈 짜리냐"를 묻던 시절 주얼리에 디자인이라는 새로운 분야를 개척한 인물이다.리사킴은 "지난 18년 동안 귀중품으로만 취급되면 주얼리가 액세서리로 저변을 넓히는데 성공했다"면서도 "최근에는 뻔한 명품 가품만 번성할 뿐 진정한 디자이너 주얼리에 대한 개념은 옅어지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창간 54주년을 맞이한 일간스포츠가 K패션과 디자인의 상징인 이상봉과 리사킴을 지난 20일 서울 도산대로에서 만났다. 공교롭게도 외삼촌과 조카 지간이기도 한 두 사람은 K패션·디자인의 현재와 미래를 논했다. K패션의 거장과 1세대 K주얼리 디자이너가 '혈연'으로 묶이자 대화의 주제도 시공간을 넘나들었다. 깊은 통찰력과 해안으로 K패션을 짚다가도 어느 순간 티베트의 어느 작은 시장에서 찾은 돌맹이 이야기로 화제가 튀었다. 순식간에 딸 여섯, 아들 하나인 집안의 장손인 청년 이상봉의 '구로동 최고 노래 솜씨'로 화제가 전환될 때는 일동 폭소가 터지기도 했다. 6시간에 걸친 쉼 없는 인터뷰였다. 두 거목은 지치기는커녕 되려 푸릇푸릇 살아나는 모습이었다. 패션 불모지에서 성지로 "300년 역사를 지닌 벨베데레 궁전이 오로지 이번 패션쇼를 위해 꾸며진 모습을 보며 벅찬 감동과 영광을 느꼈어요."(이상봉) 지난 6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벨베데레 궁전 박물관에서는 벨베데레 궁전 박물관 300주년 기념 갈라 초청 패션쇼가 열렸다. 주인공은 한국을 대표하는 K패션 디자이너 이상봉과 리사킴이었다. 이상봉은 오스트리아와 손잡고 벨베데레 궁전이 간직한 구스타프 클림트의 '키스'를 하이패션으로 녹였다. 오스트리아 최고의 예술가 클림트와 K패션의 상징 이상봉의 만남은 현장을 찾은 700여명의 문화·예술 분야 인사를 매혹했다. 함께 패션쇼를 준비한 주얼리 디자이너 리사킴은 쇼피스를 맡았다. 사랑의 순간을 황금빛으로 표현한 클림트의 키스를 디자인에 녹여낸 리사킴의 쇼피스는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사랑과 절망의 대조를 조형적으로 표현한 볼드한 네크리스부터, 옐로우 진주를 사용해 여성의 아름다움을 상징화 한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바로크 양식의 벨베데레 궁전은 18세기 오스트리아 왕가의 여름 별궁으로 지어졌다. 올해 건립 300주년을 맞은 이곳에는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클림트의 대표작이 모여있다. 오스트리아는 이상봉과 리사킴을 위해 벨베데레를 흔쾌히 내줬다. 규모는 물론 모든 준비 과정에서도 오스트리아의 정성이 느껴질 정도로 성대한 패션쇼였다. "벨베데레 궁전은 키스나 '유디트'를 보유한 곳으로 경비가 삼엄합니다. 우리도 패션쇼 준비 기간 동안 좀처럼 밖으로 나올 수가 없었죠. 막상 쇼가 시작되고 보니 벨베데레 궁전을 갈라쇼를 위해서만 공개했더군요. 우리나라로 따지면 경복궁 전체가 하나의 패션쇼를 위해 바뀌었다고 해야할까요. 좀처럼 상상하기 힘든 광경이었어요." (이상봉)300주년 기념 갈라 초청 패션쇼는 궁전 정원에서 이뤄진 성대한 애프터 파티까지 밤 늦도록 이어졌다. 오스트리아가 귀중한 벨베데레 궁전을 내준 이유는 분명했다. 글로벌에서 주목받고 있는 K브랜드와 K패션의 상징이 바로 이상봉과 리사킴이기 때문이었다. 특히 이상봉은 프랑스 파리와 미국 뉴욕 등 트렌드 중심지에서 한류의 시작점을 직접 지켜봤다. "한류의 출발은 15년 전 해외 일부 마니아층 사이에 알음알음 회자되던 K무비였어요. 이후 K드라마와 K팝까지 서서히 확장됐죠. 그때만해도 제 옷을 수입하겠다고 찾아온 바이어가 '한국 말고 메이드인 재팬으로 제품 태그를 바꿔달라'고 요구하곤 했어요. 지금은 모두가 K브랜드를 달고 싶어합니다. 지금의 한류는 기적에 가까운 결과라고 생각해요. 한국 문화에 전세계가 열광하리라고 누가 생각했겠어요." (이상봉) 이상봉은 지금의 K컬처 붐의 저변에는 우리나라 아티스트의 노력과 함께 국가의 지원이 힘이 됐다고 설명했다.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와 서울시, 청와대가 한국의 문화 콘텐츠를 알리기 위해 아티스트들과 머리를 맞댔다는 것이다. 문체부는 유인촌 장관이 이끌던 2008년 패션문화산업을 전략적 콘텐츠산업으로 육성한다고 선언하고 이상봉 디자이너의 패션쇼를 서울역사에서 열기도 했다. 이상봉은 이제 K패션의 지속가능성을 고민하고 있었다. 당당하게 '코리아'를 붙이는 시대가 왔지만, 산업이 아닌 문화에 그칠 경우 힘을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다. "코리아라는 국가가 나라가 아니라 브랜드가 되는 시대가 됐어요. 과거 어느나라 기업인지 알 수 없었던 우리나라 기업들은 이제 당당하게 대한민국을 달고 있습니다. 문체부와 정부, 디자이너가 한국의 문화를 세계화 해야 한다는 일념이 있어서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K패션이 문화로서 끝이 난다면 안됩니다. 문화가 산업이 되고 이를 통해 수출로 연결될 때 K브랜드가 힘을 얻을 수 있다고 봅니다."(이상봉) 지금까지는 국가와 디자이너들이 분투해왔지만, 이제는 기업들이 나서야 할 때라는 뼈 있는 말도 남겼다. "이번 벨베데레 궁전 300주년 기념 갈라 초청 패션쇼는 각 테이블마다 기업들이 후원을 했다고 들었어요. 오스트리아에서 열린 다른 나라 패션 디자이너의 패션쇼지만, 현지 기업들이 가치와 의미를 알고 지원하는 거죠. 상당히 인상적이었어요."(리사킴)"패션계는 최근 대기업 아래 여러 디자이너와 브랜드를 영입하는 시대로 가고 있어요. 산업화된 거죠. 이제 K패션이 산업이 글로벌서 되려면 디자이너 개인과 국가의 도움을 넘어 기업의 체계적인 지원이 필요합니다."(이상봉) 구로동 멋쟁이 이상봉과 리사킴은 '혈연'이다. 1남6녀 중 막내이자 외아들이었던 이상봉의 큰 누이가 리사킴의 어머니다. 이상봉은 큰누이를 어머니처럼 따랐다. "큰누이가 구로동에 살았어요. 방황하던 시절, 가까운 큰 누나의 집을 찾아가면 언제나 반갑고 따뜻하게 맞아 주는 어머니같은 존재였죠. 그래서 지금도 구로동에 가면 어린시절 거닐던 기억도 떠오르고 참 정다운 느낌이 듭니다. 당연히 어린 리사도 자주 만났고요." (이상봉)"딸 여섯인 집안에 태어난 외삼촌이 태어났으니 집안이 오죽 경사였겠어요. 저희 어머니가 외삼촌이 태어난 날 온 동네를 뛰어다니셨대요. '금쪽같은 내동생, 상봉이가 태어났다'고요. 외삼촌은 태어날 때부터 집안의 슈퍼스타였어요.(리사킴)" 이상봉을 유독 아꼈던 여섯 명의 누이와 어머니는 예술적인 재능이 풍부했다. 음악을 사랑하는 가족은 가수 못지 않은 목청으로 동네에서 유명했다. 무엇을 하든 솜씨도 좋았다. 누나들이 오순도순 모여 곱게 자수를 놓던 모습, 어머니가 '미싱'을 돌려가며 직접 가족들의 옷을 짓던 기억이 또렷하다. "한국은 여성들이 참 강합니다. 자수는 대표적인 수출 품목이기도 했죠. 누이들의 솜씨를 보면서 자연스럽게 패션에 대한 안목을 길렀습니다. 지금도 저는 자수를 넣은 디자인을 자주 합니다. 누이들과 어머님의 영향이라고 생각해요."(이상봉) K패션의 거장인 이상봉이 외삼촌이라는 사실은 최고의 자랑거리이자 거대한 벽이기도 했다. "디자이너 이상봉은 제게 '넘버원'이었어요. 어쩌다 함께 백화점에 가면 비치된 모든 옷을 일일이 보고 만지고 넘어가는 삼촌을 보면서 기가 질리기도 했죠. 완벽주의자 리사킴은 외삼촌이 온전히 만들었다고 생각해요. 그 긴 시간 함께 필드에 있었지만 외삼촌과 협업을 한 건 이번 벨베데레 궁전 300주년 기념 갈라 초청 패션쇼가 처음이었어요. 제가 얼마나 긴장을 했겠어요."(리사킴) 이상봉은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마음이 시리다. 옷만 생각하고 달려왔던 지난 젊은 날, 자기 자신에게는 조금의 쉼도 허용하지 않았던 그 시절에 가족들이 느꼈을 외로움을 이제서야 알게됐기 때문이다.조카인 리사킴은 물론 이상봉의 아들이자 여성 라이프 스타일 브랜드 'LIE(라이)'의 총괄디렉터인 이청청도 아버지와 휴가를 보냈던 기억이 없다. "프랑스 파리, 미국 뉴욕 컬렉션까지 늘 디자인에만 매달렸어요. 가족과 여름 휴가는커녕 늘 아이들이 자는 모습만 보며 집과 작업실을 오갔죠. 얼마전 다섯살 손자를 씻겨줄 기회가 있었는데, 생각해보니 아들과 목욕탕 한번 가봤던 기억이 없었어요."(이상봉) 이상봉은 지금까지 200회 이상 해외에서 쇼를 열었다. 한해 동안 파리와 뉴욕, 서울을 오고가며 패션위크를 온전히 소화하기도 했다. 이상봉이 공고한 K패션의 상징이 될수록 가족은 외로웠다. 특히 이청청에 대한 죄의식을 가슴 한켠에 쥐고 산다. "이청청이 10여년 전 데뷔할 때 인터뷰를 하는데 말을 더듬는 것을 처음 알게됐어요. 인터뷰 뒤 '왜 그렇게 말을 더듬느냐'라고 꾸짖었죠. 그랬더니 이청청이 '어린시절 아버지한테 크게 야단맞은 뒤 트라우마로 말을 더듬게 됐다'고 털어놓더라고요. 제게도 큰 충격이었습니다."(이상봉) "디자이너 이상봉은 공공재라고 생각해요. 패션가와 나누고, 국민과 나누는 존재인거죠."(리사킴) 끝나지 않은 숙제더 넓은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는 K패션과 달리 K주얼리는 아직 국내 시장에서 멈춰있다. 미국에서 주얼리 디자인을 공부한 리사킴은 2006년 국내 '리사코'라는 디자이너 주얼리 브랜드를 론칭하고 돌풍을 일으켰다. 유명 연예인들이 리사킴의 독창적인 디자인에 반하면서 '최진실 목걸이' '김남주 귀걸이' 등 대중적인 히트작을 냈다. "주얼리는 장롱 속에 숨겨두는 귀금속이지 액세서리라는 인식이 거의 없던 시절이었어요. 저는 리사코 외에도 글로벌서 활약중인 디자이너 브랜드를 수입해 멀티숍을 함께 꾸렸어요. 셀러브리티가 리사코에 모여들고, 백화점에 제품을 내놓기만 하면 완판되는 짜릿한 경험을 했죠."(리사킴) 리사킴은 주얼리의 대중화를 위해 노력해 왔다. 하이엔드 주얼리 브랜드인 리사코 외에도 한컴주얼리의 '몰리즈' 대표로서 합리적이고 아름다운 K주얼리 브랜드를 알리고 있다. 몰리즈는 전국 롯데백화점 매장에 입점한 주얼리 브랜드다. 다이아몬드는 물론 수준급의 디자인 주얼리를 다루지만, 가격대는 합리적이라는 평가다. 하지만 손에 잡힐 듯 했던 K주얼리의 전성기는 아직 답보상태다. 최근에는 서울 종로 귀금속 공장 일대에서 찍어내는 명품 주얼리 브랜드의 가품이 K주얼리를 괴롭히고 있다. "최근들어 대중이 '반클리프아펠' '불가리' '까르띠에' 같은 유명 글로벌 주얼리 브랜드의 가품을 찾고 있어요. 짝퉁이 대중화하는 거죠. K주얼리 디자이너로서 정말 슬프고 용납할 수 없는 일입니다. 소비자들이 '가품 까르띠에'가 아닌 K디자인의 정수가 담긴 대중적인 브랜드 몰리즈로 시선을 돌려주셨으면 해요."(리사킴)이상봉은 2006년 파리패션위크에서 처음 한글 패션을 선보인 이래 줄곧 한글을 디자인에 담아왔다. 외국인들이 '한글'을 '한국의 알파벳'이라고 부르는 시절에 등장한 그의 디자인은 세계 패션무대에서 독창적이고 뛰어난 미학으로 인정받았다. "누군가가 '이제 한글 그만하라'는 이야기를 하더군요. 명품 브랜드는 시그니처 문양을 갖고 있어요. 샤넬은 퀼팅 무늬, 루이비통은 모노그램 패턴을 갖고 있죠. 또한 한글만 담는 것이 아닙니다. 한글 더하기 우리나라의 하늘, 별, 땅…. 한글을 디자인에 담는 것은 이상봉의 발목을 잡는 것이 아닙니다. 저에게는 반드시 한국의 문화적 요소를 디자인에 담아야 한다는 사명감이 있어요."(이상봉) 여기서 그칠 수는 없다. 이상봉은 수 많은 해외 일정 속에서도 K패션의 새싹을 키우기 위해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다. 이상봉은 고교모델 ·고교패션 콘테스트를 직접 만들고 지원 중이다. 어느덧 8회째를 맞이하면서 모델과 디자이너로 성장한 제자가 적지 않다. 2021년부터는 패션 분야에 관심이 있는 다문화 학생을 대상으로 패션디자인, 패션모델 등에 대한 전문 멘토링을 지원하는 꿈토링스쿨을 지원한다. 고교모델 ·고교패션 콘테스트와 꿈토링스쿨 관련 홈페이지에는 이상봉이 매년 청소년 사이에 그 누구보다 밝게 웃고 있는 모습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우리나라 학교에는 미술 선생은 있어도 디자인 선생은 없습니다. 디자인과 관련한 책도 별로 없어요. 패션에 뜻이 있어도 조언 받을 곳이 없는 청소년들을 지원합니다. 저는 분명히 이 친구들이 성장하면 K패션의 산업화를 이끌어 줄 것으로 믿습니다. 우리가 함께 힘을 모아야 하는 이유입니다."(이상봉)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3.09.27 07:00
연예일반

이채은, 뒤늦은 결혼 소식… “4월 신부”

배우 이채은이 뒤늦게 결혼 소식을 전했다.20일 이채은은 자신의 SNS에 “조금 늦은 소식 올려 드린다. 2023년 4월 신부가 되었다. 함께 도와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며 여러 장의 웨딩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 속 이채은은 순백의 드레스에 환한 미소를 지어 보이고 있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늦었지만 축하드린다” “드레스 너무 예쁘다” “행복하세요” 등의 반응을 보였다.영화 ‘빨간 나비’로 데뷔한 이채은은 ‘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로 간다’ ‘오구실’ 시리즈 ‘낭만닥터 김사부’, ‘프로듀샤’ 등 다수의 작품에 출연했다. 최근에는 티빙 ‘잔혹한 인턴’에서 이문정 역으로 활약했다. 김지혜 기자 jahye2@edaily.co.kr 2023.09.20 14:03
산업

쿠팡, 역대 최대 실적에 연간 흑자 유력…선임 만 3년 앞둔 강한승 리더십 주목

이커머스 기업 쿠팡이 올해 2분기 사상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을 새로 썼다. 업계는 4개 분기 연속 이어진 쿠팡의 흑자 행진에 적잖이 놀란 눈치다. 실현 불가능할 것으로 예상됐던 연간 흑자 달성이 유력시되기 때문이다. 쿠팡이 극적인 반전을 시작하자, 선임 만 3년째를 앞둔 강한승 쿠팡 대표의 조용한 리더십에 시선이 모이고 있다. 화려한 이력을 갖춘 법조인 출신이라는 편견을 깨고 탁월한 경영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연간 흑자 달성 성큼 미국 뉴욕증시 상장사인 쿠팡(쿠팡Inc)은 실적 콘퍼런스콜을 열고 올해 2분기 매출이 7조6749억원(58억3788만달러·분기 환율 1314.68원 적용)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 증가했다고 10일 밝혔다. 쿠팡은 영업이익 1940억원(1억4764만달러)으로 흑자를 내면서, 4개 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당기순이익도 역대 최대인 1908억원(1억4519만달러)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흑자로 돌아섰다. 지난해 2분기 영업손실 847억원, 당기순손실 952억원을 기록한 점을 고려하면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최근 이커머스 업계는 코로나19 엔데믹과 함께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고전 중이다. 그러나 쿠팡은 분기 내 제품을 한번이라도 구입한 활성 고객 수가 역대 최대치를 경신하면서 완전히 다른 행보를 보였다. 쿠팡의 활성 고객 수는 전년 동기보다 10%가량 증가한 1971만명을 기록했다. 또 1인당 고객 매출은 38만9100원(296달러)으로 전년 대비 5% 증가했다. 유료멤버십 '와우멤버십' 회원 역시 올해 1분기(1901만명)보다 3.7% 늘어나면서 연내 2000만명 달성까지 넘보게 됐다. 업계는 쿠팡이 지난해 6월 와우멤버십 가격을 종전 2900원에서 4990원으로 인상했지만 타격을 받지 않았고, 오히려 충성 고객이 더 늘었다고 분석한다. 거랍 아난드 쿠팡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활성 고객 성장이 가속화되는 동시에 연속적으로 기록적인 수익을 달성했다"며 "고객이 항상 '와우'할 수 있도록 비교 불가한 수준의 투자와 고객 만족에 변함없이 집중한 끝에 수익성 확대와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게 됐다"고 말했다. 아직 배고픈 쿠팡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유통 시장 규모는 602조원이었다. 현재와 같은 추세라면 3년 이내 약 700조원(5500억 달러)의 거대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쿠팡은 여전히 올라갈 곳이 많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기준 국내 유통 시장 점유율은 신세계그룹(5.1%), 쿠팡(4.4%), 롯데(2.5%) 순서였다. 김범석 쿠팡 창업자(이사회 의장)는 "쿠팡의 점유율은 여전히 한 자릿수로 우리의 여정은 이제 시작일 뿐"이라며 추가 성장 의지를 보였다. 쿠팡은 해외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해에는 대만에 진출해 로켓배송과 로켓직구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주문 금액 690타이완달러(약 3만1200원) 이상 주문하면 무료 직구 서비스를 제공한다. 현지 로켓배송은 한국과 유사한 형태로 490타이완달러(약 2만2000원) 이상이면 익일 무료 배송하고 있다.김범석 쿠팡 창업자는 "쿠팡은 지난 2분기 대만에서 가장 많이 다운로드된 앱"이라며 "수백만 개 이상의 한국 제품 가운데 70%는 한국 중소기업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업계는 2021년부터 2인 각자대표 체제로 전환한 쿠팡의 선순환이 본격적인 궤도에 올랐다고 분석한다. 쿠팡은 지난 2020년 10월 강한승 전 김앤장 변호사를 경영관리 총괄 대표이사 사장으로 영입했다. 당시 업계에는 법조인 출신으로 청와대에서 법무비서관까지 지낸 강한승 대표을 편견의 시선으로 보기도 했다. 그러나 3년째 특유의 조용하고 단단한 경영 능력을 발휘하면서 신사업 분야를 담당하는 박대준 쿠팡 대표와 함께 시너지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강한승 대표는 현재 미국 상장사인 쿠팡Inc 경영관리총괄이자, 한국 쿠팡의 대표 겸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법조인 출신으로 화려한 이력을 자랑하는 강한승 대표는 선임 당시 선입견도 있었다"며 "선임 2년차인 지난해 쿠팡을 흑자 기조로 돌려세우는 등 비교적 조용하고 탄탄하게 쿠팡을 이끈다는 평"이라고 전했다. 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3.08.10 07:05
연예일반

‘더 글로리’ 배우 강길우, 희대의 빌런 예고... ‘연인’ 출연 확정

강길우가 드라마 ‘연인’에 출연한다.MBC 새 금토드라마 ‘연인’은 병자호란을 겪으며 엇갈리는 연인들의 사랑과 백성들의 생명력을 다룬 휴먼역사멜로. 드라마 ‘절정’, ‘제왕의 딸, 수백향’, ‘역적: 백성을 훔친 도적’의 황진영 작가와 ‘검은태양’ 김성용 감독이 의기투합해 또 하나의 MBC 명품사극 탄생을 예고하고 있다.‘연인’에서 강길우는 책략에 능한 청의 역관 ‘정명수’로 분한다. 정명수는 미천한 노비 출생이나, 자신을 사람 취급하지 않던 조선을 저버리고 청의 위세를 업어 조선을 압박하는 데 앞장서는 인물. 지금껏 보여준 적 없던 낯선 인상을 선보이며 성실히 집약해 온 내공으로 극 안에 단단하게 뿌리내릴 강길우의 활약이 기대를 모은다.그간 안정적이고 밀도 높은 연기로 캐릭터에 깊이를 채워 넣으며 독립영화계를 대표하는 배우로서 입지를 다져온 강길우. 영화 ‘한강에게’, ‘정말 먼 곳’, ‘더스트맨’, ‘초록밤’, ‘어쩌면 우린 헤어졌는지 모른다’, ‘여섯 개의 밤’, ‘비밀의 언덕’ 등을 거치며 매 캐릭터에 설득력을 짙게 담아내는 연기로 관객들을 감탄케 해왔다.이후 드라마로 영역을 확장, ‘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로 간다’, ‘몸값’, ‘재벌집 막내아들’, ‘더 글로리’, ‘악귀’ 등을 통해 브라운관 속 존재감을 한층 더 키워가고 있다. ‘더 글로리’에서는 문동은의 교대 선배로서 겉으로는 온화하지만 섬뜩한 내면을 숨기고 있는 ‘김수한’ 역을 온전히 빚어내며 전 세계 시청자들의 시선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이어 현재 인기리에 방영 중인 ‘악귀’에서는 염해상 교수의 조부 ‘염승옥’으로 변신, 부를 얻고자 하는 욕망으로 ‘염매’를 사주해 악귀가 붙은 인물을 날카롭고 서늘하게 풀어내 임팩트를 남기고 있다.그런 강길우가 이번 ‘연인’을 통해 자신의 필모그래피에 또 하나의 획을 그을 인상적인 연기를 펼칠 전망. 이에 정명수 캐릭터를 통해 강길우가 선사할 또 다른 얼굴에 더욱 귀추가 주목된다.한편 강길우가 출연하는 새 금토드라마 ‘연인’은 8월 4일 금요일 오후 9시 50분 첫 방송된다. 김지혜 기자 jahye2@edaily.co.kr 2023.07.25 12:44
스타

악동클럽 이태근, 코로나19 백신 맞고 뇌 손상..“걷지도 못해” 아내 호소

코로나19 백신 접종 뒤 지주막하 출혈(뇌출혈) 등 부작용을 호소한 악동클럽 출신 이태근이 최근 건강 상태가 더욱 악화된 것으로 전해졌다.이태근은 지난 2001년 MBC 예능 프로그램 ‘목표달성 토요일’ 속 코너 ‘악동클럽’을 통해 결성된 그룹 악동클럽으로 데뷔한 바 있다.13일 오센에 따르면 이태근은 현재 3년 가까이 서울 모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다.이태근의 아내는 해당 매체에 “남편이 3년 가까이 입원 치료를 받고 있는데 뇌 손상이 너무 커서 말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걷지도 못하며 정상적인 인지를 할 수 없는 상태”라며 “지금까지 수억 원에 가까운 치료비와 앞으로 들어갈 치료비 때문에 한 가족의 경제 상황은 파탄이 났다”고 호소했다.앞서 이태근의 아내는 지난 2021년 12월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 “남편이 부스터샷 화이자 백신을 맞고 두통, 구토, 어지러움을 호소해 응급실에 갔지만 증상이 악화됐다”며 “지주막하 출혈로 겨우 숨만 쉴 정도로 힘든 상태”라고 알린 바 있다.당시 그는 “(남편이) 혈액 검사도 정상이고 뇌 CT 검사 결과도 문제 없다는 소견을 받았지만 며칠 뒤 지주막하 출혈로 뇌혈관조형술을 받았다”고 말해 안타까움을 안겼다.하지만 이들은 최근 질병관리청으로부터 코로나19 백신 이상반응의 인과관계가 없다는 통보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권혜미 기자 emily00a@edaily.co.kr 2023.03.14 08:38
연예일반

[IS인터뷰] 김동래 래몽래인 대표 “‘재벌집 막내아들2’는 계획無..올 기대작 ‘마에스트라’”

김동래 래몽래인 대표는 요즘 가장 바쁜 드라마 제작자 중 한명이다. 지난 2월2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4차 수출전략회의에 참석해 윤석열 대통령에게 OTT플램폿과 제작사의 상생구조를 건의했다. 3일에는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수출 전략 민‧당‧정협의회에 참석해 K콘텐츠 제작 지원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그도 그럴 것이, 김동래 대표는 지난해 최고 흥행 드라마 JTBC ‘재벌집 막내아들’을 제작한 K콘텐츠 중견 제작사 래몽래인을 이끌고 있기 때문이다. 드라마 스태프로 시작한 김동래 대표는 2007년 래몽래인을 설립했다. ‘재벌집 막내아들’ 이전에는 ‘성균관 스캔들’ ‘어쩌다 발견한 하루’ ‘산후조리원’ 등 히트작을 만들었다. BL드라마 성공 신화를 쓴 ‘시맨틱 에러’ 등 새로운 시도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2021년 12월에는 코넥스에서 코스닥 시장으로 이전 상장했다.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K콘텐츠가 어떻게 해야 더 성장할 수 있는지 현장에서부터 잔뼈가 굵었던 터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사실 그는 오래 전부터 K콘텐츠 산업이 성장하려면 크리에이터들과 플랫폼이 상생할 수 있는 산업구조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토로해왔다. K팝과 K무비, K게임 등은 창작자와 제작사들이 IP(지식재산권)를 나눠갔는 구조인 반면 K드라마는 플랫폼이 IP를 갖는 구조다. 리스크를 떠안으며 제작사가 기획과 제작을 도맡아 하지만, 정작 IP는 플랫폼 또는 플랫폼 자회사가 보유하는 경우가 많다. 플랫폼이 제작비를 투자한다고 하더라도, IP를 모두 갖는 구조는 산업 발전의 걸림돌일 터다. 비단 넷플릭스 등 OTT만의 문제가 아니다. ‘오징어 게임’이 아무리 성공을 거둬도 제작사와 창작자에게 돌아가는 게 없다는 건, 넷플릭스만의 문제가 아니다. K콘텐츠 제작 환경 전반의 문제이기도 하다. 오래 전부터 방송국과 외주 제작사 간 굳어진 관행 탓이기도 하다. 창작자가 수고의 대가를 나눠 가져야 해당 산업에 더 좋은 인력이 몰리고, 더 좋은 작품을 만들려 매진하고, 그래야 산업이 더 성장할 수 있는 건 당연하다. 래몽래인이 업계에서 주목받은 건, ‘재벌집 막내아들’에 제작뿐 아니라 공동투자까지 참여해 IP를 나눠 가졌기 때문이기도 하다. “K콘텐츠 산업이 성공하려면 좋은 기획이 중요하고, 그걸 위한 동력이 필요해요. 그렇기 위해서라도 크리에이터들의 권리 확보를 위해 더 많은 지원과 정책이 절실해요.”◇올해 기대작 이영애 주연 ‘마에스트라’김동래 대표를 만났다. 최근 서울 강남 사무실에 만난 그는 정신 없이 바빴다. 보드를 가득 메운 차기작들 일정과 기획 중인 작품들에, 관련 미팅이 줄줄이 대기 중이었다. K콘텐츠 산업을 위해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역시 그의 본업은 현장이고 제작이다. 지난 6일부터는 KBS2 드라마 ‘오아시스’를 선보이고 있다. ‘오아시스’는 방영과 동시에 월화드라마 시청률 1위에 올라 순조롭게 출발했다. 최근에는 P&I문화창조투자조합 등이 제기한 회계장부 열람·등사 가처분 신청 소송이 취하돼 소액주주와 분쟁도 종식됐다. 출발이 좋다. 올해 래몽래인은 지난해보다 콘텐츠 사업을 더욱 강화한다는 방침이다.래몽래인이 ‘재벌집 막내아들’에 이어 김 대표가 올해 가장 기대하고 있는 작품 중 하나는 ‘마에스트라’다. ‘마에스트라’는 프랑스 드라마 ‘필하모니아’를 원작으로 여성 지휘자가 오케스트라 안에서 벌어지는 미스터리를 파헤치며 자신을 둘러싼 진실에 다가가는 이야기를 담는다. 이영애가 바이올리니스트 출신이자 오케스트라를 이끄는 지휘자 차세음 역으로 출연해 일찌감치 기대를 모으고 있다. 김동래 대표는 “이영애라고 하면 산소 같은 여자 이미지가 있지 않나”라며 “그 이미지가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변신하면 더 파급효과가 클 것이라 생각했다. 마침 이영애도 이 캐릭터 해석을 그리 했던 터라 상당히 좋은 작품이 나올 것으로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재벌집 막내아들’ 시즌2를 기대하는 시청자들도 있겠지만, 아쉽게도 현재로선 계획이 없다. “’재벌집 막내아들’은 3년 동안 준비해서 선보인 작품이에요. 여러 사람들이 애써서 좋은 결과가 나온 작품이라 너무 감사하죠. 그런데 애초 시즌제를 염두에 두고 만든 작품이 아니라 그만한 준비 없이 섣불리 시즌2를 만들 수는 없을 것 같아요. 그래도 충분한 준비가 있다면 미래는 모를 일이라고 생각해요.”김 대표는 “’재벌집 막내아들’로 팍팍한 세상살이에 지친 시청자들에게 카타르시스를 주고 싶었다”면서 “시즌2를 만든다면 또 다른 목표가 있어야 한다. 그게 생겨야 작품을 만들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작품을 만드는 이유, 목표. 김동래 대표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들이다. 콘텐츠 창작자가 단지 돈을 쫓기 위해 작품을 만들려 하면, 좋은 작품과는 거리가 점점 더 멀어진다고 믿는다. 그래서 그는 여러 사람들의 생각을 많이 들으려 한다. 그렇게 탄생한 게 지난해 BL(보이스 러브의 준말)시장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했다는 평을 받은 ‘시맨틱 에러’다.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 ‘시맨틱 에러’는 두 남자의 캠퍼스 연애를 그린 드라마다. 드라마 성공으로 영화로 재편집돼 작품 팬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BL물과 퀴어물(성소수자 사랑과 삶을 다룬 작품)은 달라요. BL은 판타지예요. 퀴어와 달리 남성끼리 사랑을 이상하게 여기지 않죠. 이걸 이해하기까지 사실 오래 걸렸어요. 젊은 PD들이 이 기획을 들고 왔을 때 처음에는 받아들이기 쉽지 않았지만 신선한 생각을 결국 믿었어요.”◇변화 빠른 미디어시장, 편견이 적“나이 들어 생각이 고착되고 있지만 편견을 갖지 않으려 한다”는 김 대표는 “미디어 시장은 더욱 빠른 템포로 변해가는데 내 생각을 고집하면 선도는커녕 쫓아가지도 못한다. 그래서 최종결정까지 최대한 젊은 창작자들의 이야기를 많이 들으려 한다”고 말했다.‘시맨틱 에러’에 이어 래몽래인에서 또 다른 BL물 ‘트랙터는 사랑을 싣고’가 만들어지는 이유다. 그는 무엇보다 이 작품들을 통해 좋은 신인 배우들이 더 많은 주목을 받게 된 게 보람이라고 했다. ‘성균관스캔들’이 신인 작가와 신인 감독에 신인 배우들이 모여 큰 성공을 거둔 것처럼, 세상에 좋은 사람들을 알리는 게 큰 보람이라고 했다. 어쩌면 그 보람이 지금의 ‘래몽래인’ 초석을 쌓았다.김동래 대표는 “좋은 신인을 발굴하고 그렇게 역량을 쌓고, 역량 있는 작가와 프로듀서들이 역량 있는 작품을 만들 수 있는 장을 만드는 게 제 몫”이라고 말했다. ‘시맨틱 에러’ 제작진이 BL물이 아닌 ‘아홉수 우리들’이란 신작을 만들 수 있도록 잘 연결하는 것, 그게 자신의 일이라는 것이다. 상장사 대표로서 그는 “올해는 전년 매출보다 100% 이상이 목표”라면서 “제작과 방송될 게 많으니 충분히 달성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오아시스’가 순조롭게 출발했고, ‘마에스트라’가 촬영에 들어가며, ‘직필’도 준비 중이다. ‘아홉수 우리들’과 ‘트랙터는 사랑을 싣고’뿐 아니라 ‘지옥사원’ 등 기대작들은 곧 궤도에 오를 예정이다.“K콘텐츠가 세계에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지만, 그런 만큼 내실이 굉장히 중요해요. 현재는 600개가 넘는 제작사들이 있지만 거품이 빠지면 노하우가 축적된 내실 있는 회사들이 살아남으리라 생각해요. 래몽래인은 안정된 구조로 내실을 다지면서 콘텐츠 종합 스튜디오가 되는 게 목표예요. 콘텐츠 제작은 결국 사람의 일이니 역량 있는 사람을 키우고 분야별로 장점이 있는 인력을 성장시키는 것, 그게 래몽래인의 현재이자 미래라고 생각해요.”전형화 기자 brofire@edaily.co.kr 2023.03.10 06:00
IT

정부·여당 KT 흔들기에 개미들만 나가떨어진다

KT의 차기 대표 경선을 둘러싼 정치권의 입김이 거세지면서 회사 주가가 바닥을 치고 있다. 최종 후보를 가리기 위한 절차를 거듭할 때마다 정부와 여당 의원들이 불만을 표출하며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불공정 경쟁 우려를 해소하겠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던 대주주 국민연금공단은 겉모습과 달리 주가 하락을 우려해 지분율을 축소하는 이중적인 행태를 보이며 개미(개인투자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민연금의 KT 지분율은 작년 11월 2일 10.63%에서 지난달 27일 8.53%로 뚝 떨어졌다. 약 548만주를 팔아치웠다. 해당 기간 KT의 주가는 17%가량 떨어졌다.구현모 KT 대표가 지금껏 쌓은 탑이 조금씩 무너지는 모습이다. KT의 기업 가치는 구 대표가 취임한 2020년 3월 30일 이후 54% 이상 상승했다.지분율 변동 사유를 묻자 국민연금 관계자는 "개별 종목에 대해서는 별도로 언급하지 않는다"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클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보고서에도 '단순 추가 처분'이라고만 명시했다.국민연금이 재정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보유하고 있는 주식을 매수 또는 매도하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정부의 스피커 역할을 자처하며 KT 대표 후보 선임 과정을 공개적으로 저격하는 등 주가를 흔든 파급력은 무시 못 할 수준이었다. 이에 국민연금이 주가 하락을 유도하고 뒤로는 주식을 정리했다고 지적하는 개미들이 적지 않다. 온라인 주식 커뮤니티에는 "국민연금이 주가를 흔들었다" "KT는 사기업, 관치는 물러나라" 등의 반응이 올라왔다.국민연금이 KT를 본격적으로 견제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12월 28일이다. 연임이 확실시됐던 구현모 대표가 자진해 복수 후보 검토를 요청했는데도 최종 후보로 확정되자 3시간 만에 보도자료를 내서 이의를 제기했다. CEO(최고경영자) 후보 결정이 투명하고 공정한 절차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는 경선의 기본 원칙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난 1월 30일 윤석열 대통령이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금융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스튜어드십(기관투자자의 적극적인 경영 관여)은 소유가 분산돼 지배구조 구성 과정에서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가 일어날 수 있는 경우엔 적어도 그 절차와 방식에 있어서 공정하고 투명하게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실상 민영화한 공기업이나 금융사를 향한 발언이다.이에 KT는 지난달 9일 모든 절차를 백지화해 공개경쟁 방식으로 대표 선임 프로세스를 재추진하기로 했다. 이어 28일 박윤영 전 KT 기업부문장·신수정 KT 엔터프라이즈부문장·윤경림 KT 그룹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임헌문 전 KT 매스 총괄 등 4명의 후보를 공개했다. 구현모 대표는 외압을 견디지 못하고 연임을 포기했다. 이런 우여곡절을 겪었는데도 잡음이 끊이지 않는다. 국민의힘 박성중·김영식 의원은 이달 2일 기자회견을 열어 KT 차기 대표 경선이 전·현직 임원으로만 꾸린 '그들만의 리그'라고 못을 박았다. 같은 날 대통령실 관계자도 "공정하고 투명하게 거버넌스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새로운 대표를 맞이하기 위한 최종 관문은 이달 말로 예정된 정기 주주총회다. 외풍에 맞서 7일 최후의 후보 1인을 발표하게 될지 관심이 쏠린다.국민연금은 주식 대량 매도로 KT 지분율이 10%대에서 8%대로 낮아지며 2대 주주 현대자동차와의 격차가 1%포인트 이내로 줄었지만 영향력은 여전하다. 표 싸움 기준인 주주명부 폐쇄일 2022년 12월 27일 기준 국민연금의 지분율은 10.13%이기 때문이다. KT 우호 지분으로 분류되는 2·3대 주주 현대차와 신한은행 지분율은 각각 7%대, 5%대이지만, KT와 마찬가지로 국민연금이 주요 주주라 반대 입장을 내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최악의 시나리오로 후보 4인이 동반 사퇴해도 주총은 열린다. 대부분 회사가 정관에서 결산 종료일로부터 3개월 안에 개최하도록 정하고 있어서다. 대표 선임도 안건 중 하나에 불과하다는 게 KT 측 설명이다.우여곡절 끝에 신임 대표가 선임되더라도 정부와 여당의 흔들기로 추락한 주가를 다시 끌어올리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구현모 대표의 연임 포기와 새로운 CEO 후보에 대한 정치권의 언급, 정부의 요금 인하 압력 등 여러 외부적인 요인으로 KT의 주가는 부진하다"며 "내외부적으로 어지러운 상황을 정리하기에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하루빨리 대표가 선임돼 KT가 안정되길 바라는 주주들은 애가 탄다. 주총에 참석할 예정인 한 주주는 "KT가 디지털 플랫폼 사업자로서 여러 성장사업으로 매출을 높이고 이를 바탕으로 주주 가치와 기업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인물이 대표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3.03.07 07:00
정치

이상민 탄핵안 가결…헌정사 첫 국무위원 탄핵소추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탄핵소추안이 8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헌정 사상 첫 국무위원 탄핵소추 사례다.국회는 이날 오후 본회의에서 이 장관 탄핵소추안을 무기명 표결에 부쳐 총 투표수 293표 중 찬성 179표, 반대 109표, 무효 5표로 가결해 헌법재판소로 넘겼다.169석 거대 야당인 민주당이 당론으로 탄핵소추안 발의를 추진하고 정의당, 기본소득당이 공동 발의에 참여한 만큼, 야 3당에서 찬성표가 쏟아진 것으로 분석된다.당초 김진표 국회의장은 이날 예정된 대정부질문이 끝난 뒤 이 장관 탄핵소추안 표결을 실시하려 했지만, 민주당은 이같은 의사일정 순서에 반발해 '의사일정 변경 동의의 건' 표결을 거쳐 탄핵소추안 안건 순서를 앞당겼다.탄핵소추안이 가결되면서 김진표 국회의장은 국회법에 따라 소추의결서 정본을 소추위원인 국민의힘 소속 김도읍 법제사법위원장에게 송달하고, 김 위원장은 이를 헌법재판소에 접수하게 된다. 김 의장은 소추의결서 등본을 헌법재판소와 피소추인인 이 장관에게도 송달한다. 등본이 이 장관에게 송달되면 이 장관의 권한 행사는 정지된다. 이 장관은 이날 국회의 탄핵소추안 의결로 직무가 정지된 데 대해 안타까움을 표하며 헌법재판소 탄핵 심판에 성실히 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이 장관은 이날 오후 3시59분께 입장문을 내고 "저에 대한 국회의 탄핵소추안 의결로 인해 국민께 심려를 끼쳐 드리게 돼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이 국회에 위임한 권한은 그 취지에 맞게 행사돼야 한다"며 "초유의 사태가 가져올 국민안전 공백 상태가 최소화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이어 "행안부는 국민께서 맡겨주신 업무를 흔들림 없이 수행해 나갈 것"이라며 "헌재 탄핵심판에 성실히 임해 빠른 시일 내에 행안부가 정상화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안민구 기자 amg9@edaily.co.kr 2023.02.08 17:34
산업

[IS 이슈추적] 국민연금의 KT 구현모 연임 태클, '애매한 명분'의 지나친 간섭?

최고경영자(CEO) 연임 여부를 놓고 KT 이사회와 국민연금이 충돌하고 있다. 이사회가 구현모 현 KT 대표이사를 최종후보로 선정한 가운데 KT의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이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반대표를 예고하고 있다.시장에서는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수탁자 책임 원칙)’ 행사를 두고 적절한 견제인지, 아니면 지나친 개입인지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구 대표는 혼란스러운 상황에서도 그간 공을 들인 사업의 성과를 차곡차곡 챙기며 주총에 대비하고 있다. 경선 기본 원칙 없었다는 국민연금의 ‘애매한 명분’ 26일 업계에 따르면 KT가 지난해 민영화 20주년을 맞았지만 여전히 정부의 입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는 정부가 직접 운영하는 국민연금이 KT의 최대주주이기 때문이다. 국민연금은 현재 KT 지분 9.95%를 보유하고 있다. 국민연금은 최근 대표이사 선임 등 기업들의 중대한 의사결정 사안에 대해 반대표를 던지는 등 스튜어드십 코드를 강화하고 있다. 예전처럼 ‘거수기’ 역할에만 그치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일환으로 국민연금은 지난해 말 구현모 대표의 경선 과정에 대해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이례적으로 업무 시간이 지난 저녁에 '보도자료'까지 내며 구 대표의 연임 결정과 관련해 경선의 기본 원칙에 부합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서원주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은 “KT 이사회의 CEO 후보 결정이 투명하고 공정한 절차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는 경선의 기본 원칙에 부합하지 못한다는 입장”이라며 “앞으로 의결권 행사 등 수탁자 책임활동 이행과정에서 이런 사항을 충분히 고려할 것”이라고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국민연금은 KT 이사회의 경선과 관련해 현직 CEO를 위한 형식적인 과정이었다며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공정한 경선이 아니었다는 의미다. 이에 대해 KT는 KT대표이사후보심사위원회가 5차례의 연임 적격 심사와 7차례의 경쟁 심사 과정을 거쳤다는 입장이다. 더군다나 구 대표가 단독후보로 추천받는 대신 복수 후보와 경쟁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추가 심사가 진행되기도 했다. 당시 구 대표는 “주요 주주가 제기한 소유분산 기업 지배구조에 대한 우려를 고려했다”며 복수 후보 심사를 이사회에 요청한 바 있다. 이에 KT 지배구조위원회는 사외 인사 14명과 구 대표를 포함한 사내 후보자 13명에 대해 대표이사 적격 여부를 검토했고, 후보 심사위원회가 이들 27명의 후보를 비교 심사한 끝에 구 대표가 최종후보로 추천됐다. 이수정 경제개혁연대 정책위원은 이와 관련해 “주주들의 관점에 따라서 경선 절차와 관련한 시각이 다를 수 있다”며 “경선 과정상 확인할 수 없는 애매한 부분들이 있었던 것 같다”고 지적했다. 경제개혁연대는 구 대표가 ‘상품권 깡’으로 비자금을 조성한 다음 이를 99명의 국회의원에게 쪼개기 후원을 한 혐의로 벌금 1500만원의 약식명령을 받은 사안을 강조했다. 이 같은 사안의 심각성을 고려한다면 기관투자자 등은 구 대표의 연임 안건을 반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국민연금 역시 ‘쪼개기 후원’을 걸고 넘어지고 있다. 그러나 KT는 규정상 결격 사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구 대표의 벌금 1500만원은 KT 이사회가 결정한 대표이사 결격 사유인 ‘금고 이상의 형’에 해당하지 않는다. 이처럼 표면적인 절차와 규정상으로는 구 대표의 연임에는 결격 사유가 없는 상황이다. 또 구 대표는 '쪼개기 후원'과 관련해 항소를 통해 정식 재판을 청구했다. 법인·단체의 정치자금 기부 행위를 처벌하는 정치자금법이 위헌이라는 취지의 신청서도 제출했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장은 구 대표의 연임 사안과 관련해 “사법 리스크가 없진 않지만 주장하기 나름이다. 꼬투리를 잡으려면 어떤 것이든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적·주가 잡은 CEO, 투자자들은 환영 국민연금이 대주주이긴 하지만 지나친 간섭을 한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정부가 ‘알박기’를 위한 일환으로 국민연금을 활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구 대표는 문재인 정부 시절 선임된 인사다. 윤석열 정부가 출범했기 때문에 KT의 대표이사를 교체하고, 여권의 인사를 박겠다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KT 수장 자리를 두고 여권과 야권의 정쟁으로 확대되고 있다. 문재인 정부 시절 KT의 사외이사로 선임된 이강철 전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은 이달 중도 사임했다. KT는 지난 13일 이와 같은 사실을 공시했고, 일신상의 사유로 사임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강철 사외이사는 사임의 이유로 건강 문제와 함께 “회사를 위해서”를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에서는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이 반대하자 이 사외이사가 구 대표에게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중도 사임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이사가 야권 출신이라 KT 이사회를 불편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 이사는 지난 대선에서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공개적으로 지지한 바 있다. 투자자들은 ‘KT의 얼굴’이 정쟁에 휘말리고 있는 것에 대해 불편한 기색이 역력하다. 기업의 수장은 상징적 존재다. 수장의 리더십에 따라 기업의 미래 비전이 바뀌고, 실적과 주가가 요동치기 때문이다. 이에 투자자 입장에서는 ‘알박기’ 시도를 환영할 수 없다. 더구나 구 대표의 재임 이후 KT의 실적 개선세가 뚜렷했고, 주가도 상승했다. 지난해 KT는 출범 후 처음으로 서비스 매출 연 16조원 달성이 유력한 상황이다. 또 지난 11월 말 기준으로 2020년 취임 이후 주가가 90% 상승하는 등 재임 기간에 기업가치를 높인 것도 후한 점수를 받았다. 최근에는 오랫동안 공을 들인 몽골 정부와의 전략적 협력을 이끌어 냈다. 몽골과의 희토류 등 광물자원을 국내에 공급하기로 했고, 디지털 사업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오일선 소장은 CEO 교체의 ‘뚜렷한 명분’이 오히려 ‘역풍’을 맞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주가가 나쁘지 않고 실적이 좋은 상황에서 잘 하고 있는 CEO를 교체하려면 좀 더 명확한 명분이 있어야 한다”며 “만약 정부의 입김을 통해 교체된 대표가 실적과 주가 부분에서 부진하다면 되레 독이 돼 돌아올 것”이라고 했다. 오는 3월 KT의 주주총회에서 구 대표의 연임과 관련해 표결이 진행될 전망이다. 현재 9.95% 지분을 가진 국민연금이 반대하는 가운데 KT는 신한은행(5.58%), 현대차그룹(현대차 4.69%, 현대모비스 3.1%)의 우호지분을 확보하고 있다. 관건은 영국의 투자사인 실체스터인터내셔널인베스터즈의 향방이다. 실체스터는 5.07%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구 대표는 해외 투자사의 표심을 얻기 위해 내달 출장길에 오른다. 3주에 걸친 장기 해외 출장길에 미국과 영국 등을 방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년간 진행된 디지코(디지털플랫폼기업)의 성과 등을 소개하면서 기업가치와 주주이익 극대화를 위한 비전을 제시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투자자가 기업을 고를 때 주가 상승과 배당 여력 두 가지 요소를 집중적으로 본다”며 “KT의 경우 어려운 글로벌 환경에서도 지난 3년간 이러한 투자 매력 포인트를 충분히 증명했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지지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구 대표는 1987년 KT에 입사해 35년 동안 회사에 몸담으며 여러 요직을 두루 거친 정통 'KT맨'이다. 만약 구 대표가 주총에서 승리한다면 남중수, 이석채, 황창규 전 대표에 이어 2002년 KT 민영화 이후 수장을 연임하는 네 번째 인사가 된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3.01.27 06:59
산업

노소영 대리인 "최태원 상속·증여 아닌 혼인기간 SK 주식 매수" 1심에 항소

노소영 아트센터나비 관장이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이혼 소송에서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노 관장의 소송대리인단은 19일 "최태원 회장 소유의 SK 주식을 '특유재산'이라고 판단해 재산분할에서 제외한 부분은 수용하기 어렵다"며 1심을 심리한 서울가정법원 가사합의2부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대리인단은 이날 입장을 내어 "해당 주식은 선대 최종현 회장이 상속·증여한 게 아니라 혼인 기간 중인 1994년에 2억8000만원을 주고 매수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원고의 경영활동을 통해 그 가치가 3조원 이상으로 증가했고, 그 가치 형성 과정에 피고가 내조를 통해 협력했다"고 주장했다. 민법에서는 부부의 일방 당사자가 상속이나 증여로 취득한 재산을 특유재산으로 규정한다. 특유재산은 그동안 분할 대상에 포함되지 않아 왔다. 1심 재판부는 최 회장 소유 SK 주식을 특유재산으로 보고 재산분할 대상에서 제외했다. 당시 재판부는 "노소영 씨가 주식 형성과 유지, 가치 상승에 실질적으로 기여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노 관장 측은 "전업주부의 내조와 가사노동만으로 주식과 같은 사업용 재산을 분할할 수 없다고 판단한 법리는 수긍하기 어렵다"며 "가사노동의 기여도를 넓게 인정하는 최근의 판례에 부합하지 않는, 법리적 오류가 있는 판결"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혼과 같은 부부간 분쟁에 의해 회사 경영이 좌우돼서는 안 된다고 판단한 부분, 기업을 둘러싼 이해관계인에게 과도한 경제적 영향을 미쳐서는 안 된다고 설시한 부분도 인정할 수 없다"고 했다. 최 회장과 노 관장은 고 노태우 전 대통령의 취임 첫해인 1988년 9월 청와대에서 결혼식을 올리고 슬하에 세 자녀를 뒀으나 파경을 맞았다. 노 관장은 위자료 3억원과 최 회장이 보유한 SK 주식 가운데 42.29%를 지급하라고 요구했다. 이후 재판 과정에서 50%를 지급하라고 청구 취지를 변경했다. 최 회장은 SK 주식의 17.5%인 1297만여주를 보유하고 있다. 1심 재판부는 지난 6일 노 관장의 이혼 소송을 받아들이면서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위자료로 1억원, 재산 분할로 665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2.12.19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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